[앵커]
아는기자, 아자. 정치부 김민지 기자와 함께 닻을 올린 한동훈호 비대위 얘기 이어가 보겠습니다.
Q. 김민지 기자, '한동훈 비대위원장' 국민의힘 당사에 처음 왔다면서요?
네. 한동훈 위원장, 국회엔 자주 왔지만 국민의힘 당사엔 처음 온거라고 하네요.
당색인 빨간색 목도리를 길게 늘어뜨린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오전에 열린 상임 전국위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 임명안은 96%가 넘는 찬성으로 가결됐는데요.
당도 압도적 찬성으로 한 위원장을 받아들인 겁니다.
Q. 한 위원장이 '5천만의 문법'을 쓰겠다고 한 적이 있죠. 오늘은 어땠나요? '여의도 사투리' 안 썼습니까?
오늘 가장 많이 쓴 단어가 바로 '동료 시민' 입니다.
평소에도 자주 쓰는 말인데, 왜 자주 쓰는지 한 위원장에게 직접 물었더니 동료 의식을 가진 당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재해를 당한 낯선 동료 시민에게 베푸는 자선, 지하철에서 행패 당하는 동료 시민을 위해 나서는 용기"를 예로 들며 당이 이런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Q. 오늘 수락 연설 꽤 길게 했던데, 주요 메시지도 분석해볼까요?
네, 민주당과 국민의힘, 기존 정치권을 향한 메시지.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우선, 이재명 대표를 '중대 범죄자'로 규정했고 민주당을 그 처벌을 막는게 목표인, 나라를 망치는 당이라고 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일주일에 서너번 재판을 받는 상황을 '초현실적'이라고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민주당 압도하지 못하는 국민의힘도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무기력 속에 안주하지 말고 계산하고 몸사리지 말자고 건데요, 대통령을 보유한 정부 여당인 만큼 '정교하고 박력있게' 정책을 준비하고 실천하자고 했습니다.
특히 정교하고 박력있게, 이건 두 번이나 강조하면서 미루지 말고 바로 반응하고 바로 바꾸자고 독려했습니다.
기존 정치권에는 이렇게 말했는데요, 정치인들이 주고 받는 말을 보면 누가 이기는지가 중요한 '게임'처럼 착각하게 한다는 겁니다.
누가 이기는지보다는 왜 이겨야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면서 그 명분이 없다면 정치는 정치인의 출세 수단으로, 국민은 구경꾼으로 전락한다는 거죠.
나는 기존 정치와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이겠다는 걸 강조하려는 것 같습니다.
Q. 이제 그 첫 시험대로, 숙제부터 풀어야 되잖아요. 당장 내일은 이준석 전 대표 탈당이 예고됐어요.
오늘 기자들이 이 전 대표를 만날 건지를 물었는데요,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면서도 "특정한 분을 전제로 만날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에둘러 말했지만 "내가 먼저 잡지는 않겠다"는 뜻인 거죠.
이 전 대표는 예고대로 내일 탈당선언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기자회견 장소로 한 위원장이 있는 국회 대신 자택 근처 노원구의 한 식당을 선택했습니다.
Q. 더 멀어진 느낌이군요. 또 다른 숙제, 모레는 민주당이 쌍특검법을 본회의에 올리겠다는 입장이잖아요.
거침없이 본인의 생각을 답변하던 한 위원장, 이 부분에서는 "당과 논의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는데요, 원내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충분히 보고받고 결정하겠다는 겁니다.
당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분리 전략'을 쓰는 걸로 보입니다.
오늘 윤재옥 원내대표는 원내 사안이니 자신이 책임있게 처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특검 이슈가 지나치게 부각되면 한 위원장에게도 부담이 되니까 당이 앞장서 정리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호위무사라고 오늘도 공격했습니다.
한 위원장에게 당정관계에 대한 질문도 나왔는데요, "상호 협력하는 동반자"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한동훈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서로 보완하고 동반자적인 관계이지 누가 누구를 누르고 막고, 이런 식의 사극에나 나올 법한 궁중 암투는 지금 이 관계에서는 끼어들 자리가 없습니다."
Q. 앞서 리포트에서도 전해드렸는데, 한 위원장이 오늘 불출마 선언도 했어요. 왜 그런 걸까요.
먼저, 당내에는 강한 쇄신을 예고하는 압박의 의미가 있겠죠.
본인의 선거 승리에 얽매이지 않으니 거리낄것없이 더 세게 쇄신 요구를 할 수 있잖아요.
또 민주당, 특히 특히 이재명 대표에게 압박이 될 수 있습니다.
당내 불출마, 험지출마 요구에 답하지 않고 있는 이재명 대표의 모습과 당장 대비되니까요.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한동훈 위원장은 차기 대선주자감인데 국회의원 300명 중 1명이 되는 게 뭐가 그리 중요하겠냐"고 하더라고요.
국회의원 뱃지보다 차기 대선주자를 노리지 않겠냐는 관측인거죠.
한 위원장, 조만간 이재명 대표도 "찾아뵙고 인사드리겠다"고 했는데요.
민주당은 국정실패에 대한 반성 없이 제1야당 대표에 모독과 독설부터 내뱉었다고 오늘 취임사에 불쾌함을 드러냈습니다.
Q.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였습니다.
연출 : 여서희 PD
김민지 기자 mj@ichannela.com